BuzzWeb/홀로토크

눈에 이물질 넣기

BUZZWeb 2008. 12. 26. 19:19

인간의 장기를 대체한다는 것은 과학기술의 발달과도 연관성이 있다. 문명의 이기는 점점 편한 쪽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어쩌면 가까운 미래에 우리와 꼭 닮은 로봇을 만들게 될지도 모른다.

 

꽤 오랫동안 안경만을 고집했다. 그나마도 가벼운 플라스틱 렌즈가 아니라 유리 렌즈를 꽤 오랫동안 사용했다. 어려서는 몇개월에 하나씩 깨버리는 통에 비싼 플라스틱 렌즈를 대체할 만한 경제력이 되지 않아서 이고 나중에는 그냥 귀찮아서 그랬던 것 같다. 그러다 어느 날 큰 마음 먹고 좋은 안경테(안경점원의 얘기로는 티타늄 재질에, 콧 잔등이 실리콘 재질의 제품이라는 그런 것)에 맞는(?) 플라스틱 렌즈를 끼게 되었다. 물론 대단히 만족스러웠다. 상상외로 가벼울 뿐만 아니라 항상 콧잔등이 불편했던 것을 가볍게 해결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어느 날 회사에서 단체로 스키를 타러 가기로 했다. 역시 문제는 눈이었다.


e.y.e.


결국 다시 안경점을 찾게 되었고 가벼운 마음으로 1회용 렌즈를 볼 수 있겠냐고 물었고, 렌즈를 착용하는 방법을 배웠다. 정말 힘들었다.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렇게 힘들 줄은 몰랐다. 눈에 이물질을 넣는다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가?

 

콘택트 렌즈는 1820년대에 고안 되었으나 널리 실용화된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플라스틱 공업이 발전하면서 부터라고 한다. 의학적, 직업적, 미용적인 이유로 많은 이들이 선호하고 있다. 시선과 렌즈의 광축이 일치하므로 수차가 없다거나, 시야가 넓어진다거나, 난반사가 없고 시력이 좋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특별한 알레르기, 극도의 신경질, 손재주가 없는 사람에게는 부적당하다는 단점이 있단다.

 

그렇다. 나는 손재주가 없는 사람에 해당하는가 보다. 렌즈 하나 착용하려고 평소에는 잘 보지도 않는 거울을 점원이랑 오랫동안 쳐다봐야 했다. 머리는 헝크러지고 눈은 벌겋게 충혈될 때까지.........ㅋㅋㅋ 실은 손재주가 없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는데 그런 의심이 처음 들었다. 그럴지도 모른다고. 내 눈이 작지는 않다고 생각했는데 어찌 그렇게 작게 느껴지는지..........쩝~ 내 옆에 앉아있는 점원이 무지 안타까운 눈초리로 바라보는 것 같았다. '이 자슥~이러다가 렌즈 안 산다는 것 아냐?'라는 그런 눈빛으로,.......

 

원래 눈이 지독하게 나빠서 콘택트 렌즈를 낄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다. 물론 이물질은 손으로 집어넣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제일 크기도 했다. 안경과 다른 점은 사물이 예전보다 상당히 커 보인다는 것이다. 키보드의 자판도 1.5배 정도는 커 보이고, 내 손도 커 보인다. 약간의 뻑뻑한 느낌과 어지러움이 있는데 마치 처음 안경을 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다.

 

이제 인간의 기묘한 행위는 눈에다 이물질을 넣는 행위를 넘어서 그 각막을 아예 절단(?)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어쩌면 조만간에 안과에서 각막 절단식을 하겠다고 드러누워 있는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된다.

 

과학의 발달이란.........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