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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플갱어 - 나도 Reloaded 되었을지도...

BUZZWeb 2008. 12. 26. 19:20

누구랑 닮았다는 것은 대체로 기분 좋은 의미로 쓰여진다. 물론 대상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여자들은 누구랑 닮았다던가, 비슷하다고 하면 그렇게 좋게 받아들이는 것 같지는 않다. 이 세상에 나와 똑같은 인물이 있다는 생각은 다소 끔찍한 생각일까?

 

도플갱어(Doppleganger)란 독일어로 '이중으로 돌아다니는 자'라는 뜻으로 독일의 한 지방에서 유래한 얘기다. 세상에는 완전히 똑같은 인물이 있으며 도플갱어가 서로 만나면 둘 중 하나는 죽는다는 얘기다. 이러한 죽음을 불러오는 초자연적 현상은 타인에게는 보이지 않고 본인에게만 보이기 때문에 정신이상으로 오해받을 우려 때문에 비밀로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1711년 독일의 드루젠하임으로 향하던 한 젊은이가 자기와 똑같은 생김새와 옷차림의 청년이 말을 타고 오는 것을 목격했다. 그리고 8년 뒤에도 똑같은 현상이 되풀이 되었다. 그 젊은이는 바로 '파우스트'를 쓴 괴테였다. 괴테는 그의 자서전에 21세 때 겪은 도플갱어 현상에 대해 이렇게 적었던 것이다. 하지만 괴테는 죽지 않고 오히려 83세 때까지 장수 했었다. 이외에도 수많은 소설과 영화에서도 비슷한 현상을 목격할 수 있다. 그 중 도플갱어에 대해 가장 섬찟하고 정확한 묘사를 한 작품이 에드가 앨런 포우가 쓴 단편 '윌리엄 윌슨'이 아닌가 싶다. 어려서 부터 그의 주변에는 늘 자신과 같은 옷차림과 외모를 한 친구가 있었는데 자신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았다.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도 그 친구는 자신의 주변을 맴돌았는데 마치 자신을 나쁜 행동을 조롱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결국 주인공은 그 친구를 살해하기로 결심하고 그 친구를 칼로 찔렀으나 오히려 죽음을 맞이하는 것은 정작 본인이었다.

 

나도 초등학교 때 학교 앞 가게를 갔다가 가게 주인으로 부터 그런 얘기를 들었던 적이 있었다. "방금 왔다 가지 않았느냐"고......."정말 똑같다"고.......우리는 가끔 주변 사람들에게 연예인 누구를 닮았다는 얘기를 많이 하고, 듣게 된다.리고 때로는 스스로가 정말 그 사람을 닮아가는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지나친 표현일런지도 모르지만 성형수술도 그런 차원은 아닐까?

 

초자연적인 현상일 수도 있고 워낙 많은 인구가 이 좁은 지구에 살다보니 비슷하게 닮은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현상의 내면에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 결여된 정신적 요인에 의해 내 자신의 존재인식을 망각하고 누군가에 의해 대체될 수 있다는 생각에 의한 것이다. 현재의 나 자신에 대한 불만족이 좀 더 나은 내 모습을 마음 속에 그리게 되고 결국 그 새로운 창조물에 의해 내 자신이 파멸되는 극한 현상을 경험하게 된다면 바로 도플갱어인 것이다.

 

매트릭스의 네오 역시 6번째 재장전된 인물이 아니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