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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뇨행위... 인간평등

BUZZWeb 2008. 12. 26. 19:21

얼마 전 신문에 일본의 모 생활용품 업체가 남자도 화장실에서 앉아서 볼 일을 보아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고 한다. 이유인즉 ‘양변기에서 오줌 냄새가 나는 이유는 남자들이 서서 소변을 보기 때문이다. 앉아서 볼 일을 보면 지린내를 줄일 수 있다.’라는 것이다.

 

언뜻 보기에 그냥 맞장구를 치고 말법한 그런 기사다. 하지만 내 머릿속에 ‘어바웃 슈미트’라는 영화가 떠 올랐다. 잭 니콜슨이 주연을 한 이 영화에는 남자 주인공 슈미트씨가 어느 날 갑자기 부인의 죽음을 맞이하면서 벌어지는 일상을 그린 작품이다. 늘 직장과 가정으로부터 강요받은 정체된 삶만을 한 평생 살아온 그가 어느 날 문득 그 정체성의 벽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그의 부인은 생전에 화장실에서 앉아서 볼 일을 보도록 했던 것이다. 수십년 동안 그렇게 살아오다 부인이 없는 그 상황에서도 여전히 앉아서 볼 일을 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 것이다. 뭐 다음 상황이야 짐작가는 상황이 벌어진다. 궁금하면 영화를 보시길......

 

소변을 보는 것에 의미를 부여한다는게 다소 어처구니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단순하게 몸 속의 노폐물을 제거하는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동물학적인 접근에서 볼 때 소변을 보는 것은 자신의 영역을 표시하기 위함이다. 끊임없이 자신의 집에 볼 일을 보면서 이게 내 집이라는 것을 표시하는 것이다. 문명화 되면서 방향제라는 것이 등장하고 있지만 그 냄새 또한 우리 집에서만 맡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결국 같은 원리가 아닐까 싶다. 또 사회학적 접근에서 볼 때 인간평등에 대해 얘기해 볼 수 있다. 왜? 남자만 서서 볼 일을 보는 것일까? 여자는 서서 볼 일을 볼 수 없는 것일까? 인체 구조학상 여자가 서서 볼 일을 보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이걸로 인간평등을 얘기한다는 것도 지나친 비약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여행지에서 별도의 화장실이 존재하지 않을 때 그 불편함을 여자가 아니면 모를 것이다. 외국에서는 그로 인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아래와 같은 제품도 판매되고 있다. 실용성 여부를 벗어나서 획기적인 제품이 아닐 수 없다.

 

 

 

유희적인 측면에서 볼 때 배뇨행위로 인한 쾌감을 넘어서 하나의 오락으로 승화시킨 제품들도 있다는 것이다. 미국 MIT 공대의 연구소 미디어랩에 근무하는 두 명의 괴짜가 만든 이 제품은 소변줄기의 지점과 충격에 따라 벽면 위의 LCD모니터 속의 햄스터가 소리를 내고 점프하는 장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어린이의 변기 훈련을 시킬 뿐만 아니라 배뇨행위의 즐거움을 주기 위한 작품이라고 한다. 간혹 영화에서 장난스럽게 묘사했던 그런 장면을 연상하면 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