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을 본 것은 TV에서 였던가 보다. 초난감 사진이라는 걸로 랩 위에 올려진 자장, 노트북 위에 흩어진 콩고물떡, 양철참치캔의 따개가 혼자 똑! 떨어진 경우......
나는 이 장면을 몇 년 전에 직접 목격했다. 정확하게는 경험했다. 일상적인 야근과 그냥 그저그런 저녁 한 끼를 때우기 위해 중국집에 전화를 했다. 일반적인 자장은 면과 자장이 섞여 오지만 그 날 나는 간자장이라는 걸 시켰다. 간자장은 원래 건(乾)자장이 맞다. '물기가 없는 자장'을 간자장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따라서 간자장을 주문하면 면과 자장이 따로 배달되어 온다.
아무 생각없이 탁자 위에 올려진 그릇들의 포장된 랩을 하나하나 뜯다가 뜬금없이 내 앞에 놓인 면 그릇의 랩을 벗기 않고 자장을 부어버린 것이다. 아차차~~~뭐가 잘못된 것을 직감했을 때는 이미 늦어버렸다. 랩 겉면의 위생은 고려할 필요가 없이 다른 그릇에 자장을 옮겨담고 면의 랩포장을 뜯어 다시 자장을 옮겨담았지만 그런 난감한 상황은 처음이었다. 모든 직원들이 웃고 난리가 난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순간 모두 일어나서 자장의 폭거를 피해야만 했다.
그렇다 TV에서 그 장면을 보는 순간 이런 경험이 오직 나만이 경험한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안도했다. 초난감이 초공감이 되는 순간이었다.
여전히 자장은 간자장으로 시켜 먹는다. 무심했던 그 날의 사건은 잊어버린 채 맛있는 자장만을 생각할 뿐이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
오늘 저녁은 자장? 아님 짜파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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