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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우 감독의 부활을 꿈꾸며...

BUZZWeb 2008. 12. 26. 19:14

 

얼마 전 장선우 감독의 '거짓말'에 관한 얘기를 누군가와 했었다. 그 분 얘기의 요지는 무삭제판과 극장판을 봤는데 적절하게 편집된 극장판이 괜찮았다는 것과 능력있는 감독이지만 일반 대중이 이해하기 힘든 작품세계를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후자에는 나도 인지하는 바였지만, 전자는 나와 생각이 달랐다.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의 실패로 장선우 감독은 본의 아니게 한동안 잠수를 타야만 할 것 같다. 남들은 어떨지 모르지만 개인적으로 기대하고 있는 애니메이션 '바리공주'는 꽤 오랫동안 보기 힘들어질 듯 하다. 그런데 '성냥팔이...' 얘기를 하면서 대부분 장선우 감독의 전작인 '거짓말'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물론 대박은 아니었지만, 대중적으로 장선우 감독의 인지도를 끌어올리면서(비록 악명일런지도 모르지만) 작품성에도 좋은 평을 얻었던 작품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

'거짓말'은 좋은 영화인가? 감독은 "나쁜 영화"라고 얘기한다. 좀 의미는 다르겠지만 훌륭한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장선우 감독의 코드라고 불려지는 종교, 섹스, 정치, 예술 요소를 고루 갖춘 작품이라 생각된다. 결코 대중적일 수 없는 요소들만 갖추고 찍고 싶은대로 찍은 작품이었을게다. 그런데 유일한 대중적 요소로 보여지는 하나의 코드에 모든 사람의 시선이 쏠렸기에 그는 "나쁜 영화"라고 얘기한 것은 아닐까? 그 이외에도 일상적인 영화가 아니고 일반적 영화찍기에서도 벗어나는 영화이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지나치게 한 요소가 부각된 것을 걱정한 볼멘 소리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성냥팔이...'는 감독 자신 조차 대중적이라고 얘기했지만 무참히 짓밟혔다. 너무 대중적이다 못해 너무 상투적인 탓이었을까? 아니면 관객들이 장선우 감독의 코드를 이해하기엔 아직 이른 탓일까? 이미 기존 작품에서 그의 작품세계에 대한 예술성은 인정받았다고 하여도 문제될 것은 없다. 하지만 그가 대중적인 감독인가에 대해 모두들 의문부호를 들이밀었던게 사실일게다. 그런데 제작사를 비롯하여 감독 스스로 자기최면에 빠졌던 것은 아닐런지........의문스럽다.

예전에 거짓말 개봉 전에 무삭제를 구해서 보았었다. 두 번 보고 싶지 않아 그냥 돌려줬는데.......(크크...후회스럽다) 결국 비디오 빌려보고 지금은 Divx로 구해뒀다. 개인적으로는 확실히 원판이 감독의 느낌이 더 와 닿았다. 소설과 다르게 얘기하고자 한 부분이 명확했던 것 같다. 편집의 묘미와는 다른 부분이었던 것이다. 물론 그로 인해 뒤로 가면서 의례적인 행위에 지겨워지기도 하지만 결말로 치닿는 부분이 또 하나의 행위를 남겨두는 듯 했었다. 두 번 보고 싶지 않았는데 3번이나 봤으면 많이 본게 아닌가? 그런데 감독의 생각처럼 무엇이 남았는지는 모르겠다. 확실히 "나쁜 영화"인가 보다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장선우 감독의 부활을 생각하게 되었다. 여배우들이 흔히 그렇듯이 또 하나의 "거짓말"로 부활 할 수 있지 않을까? 유일한 대중적 코드에 맞추어 부활하고 '바리공주' 찍으러 갈 수 있지 않을까? 그냥 그렇게 생각해 봤다. 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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