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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도 뛰어든 '글로벌쇼핑 전쟁…국내 사업자들, 강 건너 불 구경?

BUZZWeb 2015. 1. 8. 11:26

구글도 뛰어든 '글로벌쇼핑 전쟁…국내 사업자들, 강 건너 불 구경?



#. 장을 보려고 대형마트에 들른 주부 김모(34)씨는 마음에 쏙 드는 니트를 발견해 몸에 걸쳐 본 뒤 진열대 위 전자가격표시기에 스마트폰을 가져간다. ‘띡’ 하는 소리와 함께 니트의 각종 정보와 할인 쿠폰까지 팝업창 형태로 스마트폰에 뜬다. 괜찮다 싶어 화면 속 구입 버튼을 누르니 장바구니가 생기면서 니트가 담긴다. 쇼핑을 마친 김씨는 스마트폰을 켜고 화면 속 장바구니 옆에 있는 구매물품 목록과 금액을 살펴보고는 계산대를 그냥 지나쳐 집으로 돌아간다. 구입한 물품은 얼마 뒤 집으로 배송된다. 스마트폰 내 목록과 꼼꼼히 비교·확인한 뒤 화면 속 결제 버튼을 누르면 장보기가 끝난다.


이처럼 모바일을 이용한 쇼핑 거래량이 전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생 스타트업부터 전통의 유통업체까지 온라인 고객들을 확보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게다가 글로벌 공룡 구글까지 쇼핑 서비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국내 사업자도 더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 전세계 모바일 거래량 폭발적 증가…아마존부터 스타트업까지 쇼핑 서비스 확대


8일 어도비에 따르면 2014년 블랙프라이데이의 미국 모바일 거래량은 전년 대비 25% 증가했으며, 이는 전체 온라인 거래량의 49.6%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아마존 역시 모바일 유입량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아마존은 올해 크리스마스 연휴동안 가입한 1000만명의 신규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 이용자 중 60%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통해 쇼핑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커머스 시장이 확대되면서 모바일을 이용한 스타트업도 다수 생겨났다. 가격 비교 어플리케이션만해도 ‘RedLaser’·‘shopsavvy’·‘BuyVia’ 등을 포함해 수십개에 달하며, 모바일 쿠폰 어플리케이션도 ‘Raise’·‘flipp’·‘RetailMeNot’ 등 다양하다. 게다가 경쟁력도 높은 편이다. 이에 지난해 9월 SK플래닛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모바일 커머스 플랫폼 ‘샵킥(Shop kick)’을 인수하기도 했다.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도 모바일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타겟(Target)’·‘월마트(Walmart)’·‘콜(Kohl's)’ 등 미국 오프라인 유통 매장들은 잇달아 모바일 앱을 출시한 것이다. 타겟은 최근 모바일 앱에 이용자가 근처의 타겟 매장을 찾을 수 있는 지도 기능을 추가했으며, 콜 역시 충성 이용자를 이끌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월렛 기능을 더했다.


◆ 각종 업체 인수하며 몸집 키운 구글, 이커머스 사업도 뛰어들어


중소 스타트업부터 유통 업체까지 쇼핑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글로벌 공룡 구글도 이커머스에 뛰어들며 전통의 ‘유통 강자’ 아마존까지도 위협하고 있다. 실제 구글은 ▲모바일 결제 플랫폼 ▲소셜커머스 ▲배송서비스 등 다양한 쇼핑 관련 업체들을 인수하면서 이커머스 시장에서 몸집을 불렸다. 특히 2012년 ‘구글 쇼핑’을 유료로 전환한 이후 이커머스 전문업체인 ‘채널 인텔리전스’와 데이터 분석 업체 ‘레인지스 팬, 오프라인 배송 업체 ‘버퍼박스’ 등을 인수해나갔다. 이는 곧 쇼핑 서비스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2014년 구글은 배송 서비스인 ‘구글 익스프레스’와 ‘구글 나우’를 이용한 이용자 맞춤형 쇼핑 정보 추천 서비스를 내놨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쇼핑 서비스를 한 단계 강화하기 시작했다. 구글은 지난해 12월, 쇼핑 검색부터 결제까지 구글 사이트에서 가능하도록 ‘직접 구매(Buy now)’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직접 구매’ 서비스는 아마존의 ‘원 클릭 주문’과 유사한 기능이다. 이때까지 구글은 이용자가 온라인 쇼핑을 할 때 관련 링크만 제공했지만, 이제는 직접 판매자와의 중계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에 대해 “구글 사이트 체류시간을 늘리는 효과가 있을 것” 이라고 예상했다.


◆ 구글의 공격적 행보에 긴장한 아마존…양강의 쇼핑전쟁 가속화


구글 쇼핑의 공격적인 행보에 ‘유통 공룡’인 아마존도 위협을 느끼고 있다. 실제로 구글 에릭 슈미츠 회장은 “구글의 가장 큰 경쟁자는 아마존”이라며 직접적으로 아마존을 언급한 바 있다. 구글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아마존과 비슷한 서비스를 계속해서 선보이면서 아마존을 위협하고 있다. 아마존의 당일 배송 서비스인 ‘프라임 나우’가 등장하자, 구글은 이와 유사한 ‘구글 익스프레스’를 한층 더 저렴한 가격으로 선보였고, 이밖에도 두 기업은 전자책 사업, 기업 대상의 B2B 제품 서비스 등에서 계속 부딪치고 있다.


또한 구글은 쇼핑 검색 서비스들을 강화하고 나섰다. 구글은 모바일 상품 검색시 제품의 상세 정보뿐 아니라 구입처와 이용자 리뷰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편했다. 또한 오프라인 매장에 가지 않아도 상품의 모양을 입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360도 제품 보기’ 기능도 적용했다.

이에 아마존도 맞불을 놓고 있다. 아마존은 조만간 ‘아마존 스폰서드 링크’라는 키워드 맞춤형 광고 상품을 도입할 것을 예고했는데, 이는 앞으로 구글의 주 수익원인 키워드 광고 시장을 상당히 위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이커머스 시장, 글로벌 강자들의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국내 사업자도 적극 나서야


앞으로도 전세계적인 이커머스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포레스터 리서치는 2016년 모바일을 이용한 미국의 이커머스 시장이 연간 31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10년 30억달러에 비해 6년 새 10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국내도 온라인 쇼핑 구매액이 크게 늘고 있다. 통계청의 온라인쇼핑동향조사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지난해 6월 모바일 거래액은 PC의 31% 가량인 1조1000억원으로 꾸준히 상승 중이다. 네이버 지식쇼핑의 경우 역시 모바일에서 유입되는 검색어의 양과 방문자수 역시 지난 2012년 말부터 이미 PC를 역전했다. 현재 네이버 검색창에 입력되는 검색어의 약 40% 가량도 커머스 관련 키워드다.


이러한 움직임을 반영하듯 국내 사업자들도 이커머스 분야에 조금씩 보폭을 넓히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 개최한 검색 광고주 대상의 비즈니스 컨퍼런스를 통해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이커머스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네이버는 오프라인 매장의 상품을 모바일을 통해서도 구매할 수 있는 ‘샵 윈도’라는 온오프라인 통합 쇼핑 서비스를 내놨다. 이밖에도 TV채널에서 나오는 제품을 바로 검색해서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와 비콘을 활용해 백화점 내 상점의 쿠폰 서비스도 테스트 중이라고 밝혔다.


다음카카오 역시 ‘카카오톡’을 이용해 상품을 추천해주는 카카오픽 서비스를 제공하고, 카카오선물하기를 제공하고 있으며, 자체 결제 서비스까지 선보이며 모바일 e커머스에 대응하고 있다.


다만, 네이버나 다음카카오가 이 정도 수준의 움직임으로는 글로벌 사업자들의 공세를 막아내기에는 부족하다. 게다가 국내는 구글이나 아마존은 물론, 알리바바와 이베이 등 여러 사업자들이 선전하고 있을 뿐 아니라 국내 사업자에 대한 외부의 견제 시선이 계속돼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사업자에 대한 과도한 규제를 완화하는 한편, 견제의 시선을 거두고 글로벌 경쟁을 위한 응원을 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출처 : 세계일보, 2015-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