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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추적하는 ′스마트한(?)′ 쇼핑 도우미

BUZZWeb 2014. 10. 9. 21:01

나를 추적하는 ′스마트한(?)′ 쇼핑 도우미

美 유통업체들 추적기술 도입..쿠폰 발행이나 상품배치 등에 적극 활용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스마트한 쇼핑 도우미인가 사생활 침해 수단인가.


추적 기술의 발달에 대한 얘기다. 추적 기술을 적정 수준에서 이용하면 기업의 이윤 추구에 ′건전한′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지만 그렇게 수집된 개인들의 정보가 어떻게 처리되는지에 대해 본격적으로 얘기하게 되면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지는게 사실이다.


가뜩이나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미 국가안보국(NSA)이 무차별적인 정보 수집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이 까발려졌고 최근 워싱턴포스트(WP)는 NSA가 하루 50억건 이상의 휴대전화 위치 정보에 대한 기록을 수집했고 개인의 움직임까지도 추적하고 있었다고 보도하는 등 정보 추적에 대한 위험성이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어쨌거나 기술의 개발은 계속 이뤄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조만간 모든 사물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본격 개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렇게 되면 개인의 움직임은 ′빅 브러더′에 의해 감시, 관찰될 가능성이 높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직은 낙관적인 측면에서 추적 기술이 쇼핑몰 운영자나 유통업체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짚었다.


워싱턴 D.C. 소재 싱크탱크 ′더 퓨처 오브 프라이버시 포럼(The Future of Privacy Forum)′는 아주 작은 규모의 부티크에서부터 메이시즈 같은 대형 유통업체에 이르기까지 약 1000여개 유통업체가 소비자들의 행선을 모니터하는 센서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프리즘 스카이랩(Prism Skylabs)은 실시간으로 사람들의 움직임을 좇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이 소프트웨어는 보안 카메라에 찍힌 동영상 화면으로 사람들의 움직임을 차트화시키고 어떤 상품을 사람들이 더 자주 집어 보는지를 열 지도(heat map)로 그려준다.


지난 블랙 프라이데이 때 보석업체 알렉스 & 아니는 이걸 유용하게 활용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으로 팔찌나 향수 같은 상품을 이동시키기도 했고, 너무 북적거려서 병목 현상을 빚는 곳이 생기면 거기에 있는 인기 상품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 너무 오래 줄을 서서 기다리게 되면 그 고객들을 온라인으로 쇼핑하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라이언 보니파치노 알렉스 & 아니 부사장은 "연말 홀리데이 시즌은 고객들이 많아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이런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적기"라면서 "우리는 이 시즌에 할 수 있는 한 많은 기술들을 적용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 소재 부티크인 선희 문(Sunhee Moon)의 경우엔 추적 기술을 이용해 봤더니 고객들이 출입문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 머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선희 문(Sunhee Moon)이란 부티크에서 프리즘 스카이랩이 개발한 열 지도를 사용한 사례. 오른쪽 사진에서 오렌지 색으로 표현된 상품들이 고객들이 많이 끌리는 상품들이다.(출처=월스트리트저널)


약 20개 몰을 운영중인 포레스트 시티 엔터프라이즈는 지난해 추적 기술을 활용, 블랙 프라이데이에 사람들이 생각보다 일찍 매장 문을 열기를 기다리며 줄을 선다는 것을 확인하고 올해는 새벽 6시 이전에 문을 열도록 지시했다. 회사측은 이것이 쇼핑 편의를 돕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회사측은 몰 매니저들에게 열 지도에 색색으로 표시된 소비자들의 움직임을 보고서로 보내준다. 이를 통해 사람들이 어디를 가지 않고 어디에 자주 모이는 지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WSJ은 그러나 이런 추적 기술이 사생활 침해 우려를 불러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드스트롬 고객 일부는 지난 봄 17개 매장에서 고객들의 움직임을 와이파이(wi-fi) 신호를 통해 확인한 것을 알고 항의했고 노드스트롬 측은 "쇼핑 행태를 알기 위한 것이었을 뿐 고객 개인의 정보는 수집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일부 유통업체들은 이런 소비자 불만과 항의로 인해 추적 기술을 포기하기도 했지만 대개의 경우는 더 활용하는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메이시즈는 벤처기업 숍킥(Shopckick Inc.)과 손잡았다. 이 회사가 만든 센서기술은 아이폰 최신 버전에도 채택됐는데, 숍킥의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받은 소비자들의 경우 예를 들어 신발가게를 지나면 이와 관련된 할인 판매 행사나 쿠폰 등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식으로 이용된다.

애플은 iOS 7을 출시하면서 비콘(Beacon)이란 센서를 이용해 근거리 무선통신을 할 수 있는 ′iBeacon′ 기능을 끼워 넣은 바 있다. 이것은 현재 250여개 매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월마트나 홈디포 등도 매장 내에 센서를 설치해 두어 자사의 앱을 내려받은 소비자들에게 해당 쿠폰이 날아가게 한다든지 소비자들이 ′위시 리스트′에 넣어둔 물건을 지나갈 때 쿠폰을 보내주는 식으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로선 이런 ′스마트한′ 기술이 개인 정보와 사생활에 대한 침해에 있어선 어느 수준까지 방어가 되는 것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회사측의 악용 가능성도 그렇고, 차후엔 해킹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



* 출처 : 뉴스핌, 2013-12-10 1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