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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주)자락당 인터뷰

BUZZWeb 2013. 12. 30. 00:45

[Social Challenger 29] 중고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주)자락당  인터뷰 

 

“세상 모든 것은 중고입니다.
문제는 얼마나 멋진 방법으로 순환시키느냐죠”

 

(주)자락당

‘스누마켓’으로 더 잘 알려진 (주)자락당은 대학의 중고 문화마켓을 기획하고 운영하여 합 리적인 소비 문화를 실현하고 다양한 문화적 기반을 마련하고자 2011년 4월, 서울대에서 첫 장을 열었다. 예비 사회적기업으로서 단순한 시장이 아닌, 독특한 컨셉과 문화로 재미를 더한 시장을 통해 중고 문화에 관한 인식 개선에 기여하고자 한다.

 

인터뷰: (주)자락당 김성경 대표

 

 

안녕하세요, 우선 (주)자락당은 어떤 곳인지 소개해 주세요.

 

이름 자체에 의미가 담겨있어요. 스스로 [자自], 즐거울 [락樂], 집 [당堂] 자의 의미로 쓰고 있고요. 슬로건은 ‘즐겁되 이롭자’예요. 제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기업에 대한 가치도 담겨있는 거고요. 사회적 기업에 대한 의미도 사람마다, 사회마다 다 다르잖아요. 그런데 제가 생각했을 땐 각각의 구성원들이 생각했을 때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다면 그게 사회적기업이라고 봐요. 그때 그 구성원들이 즐겁되 이로운 게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고 생각을 해서 이름을 자락당이라고 지은 거고요. 큰 개념이예요. 지금은 마켓을 운영하고 있지만, 최종적으로는 그런 의미를 둔 활동들을 지원하고 교육하는 것이 자락당의 비전입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회자되고 있는 ‘스누마켓’의 이름이 바뀌었던데요.

 

원래 서울대학교에서 시작해서 SNU market이었어요. 사실 이름에 대한 공격을 이겨내면서 2년을 버텨왔었는데 이번에 서울대학교 매장 협상을 하면서 오히려 학교 쪽에서 SNU를 쓰지 말아달라, 라고 해서 이참에 기회라고 생각하고 이름을 마켓인유(MARKET in U)로 바꿨어요. ‘U’라는 것에 당신(you), 우리(us), 유니온(union), 유니버스(universe), 유니버시티(university) 이런 중의적인 의미를 담았어요. 앞으로는 공덕 늘장 매장을 시작으로 마켓인유로 활동을 해요. 스누마켓은 이제 역사가 된 거고요.

 

 

그럼 마켓인유는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나요?

 

스누마켓은 2010년, 제가 대학생 때 이런 공간과 문화가 있었으면 좋겠다 싶어서, 돗자리 하나 들고 안쓰는 물건들 가지고 나가서 장을 펼쳤어요. 혼자있기 좀 민망하니까 전단지를 만들어서 지나가던 사람들 주고 현수막도 만들고 했더니 사람들이 모이더라고요. 그래서 판이 커지기 시작한 거고요. 졸업할 때가 되니 같이 해주는 사람도 많아졌고, 이벤트성으로 끝날 게 아니라 사업화해보자고 생각하게 되어서 해서 이렇게 된 거예요. 자연스럽게 흘러온 거죠.

 


어떻게 중고마켓을 하게 되신 건가요?


원래 어렸을 때부터 친구들 옷같은 것에 거리낌이 없었어요. 그래서 항상 친구들이 유행지나고 안 입는 옷들 나한테 주면 내가 다 입고 다니고. 외국에 가서도 항상 돌아다니는 데가 벼룩시장이고. 관 심있는 쪽이 항상 이거다보니 자연스럽게 한국에서도 내가 이런 걸 만들어보고 싶다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찾아보니 우리나라엔 아직 그런 펑키하고 재밌는 중고마켓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그걸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마켓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요?

 

두 가지로 나뉘어요. 하나는3년째 계속해 오고 있는 야외마켓, 두 번째는 저희가 사업화 하는 매장. 야외마켓 같은 경우에는 문화를 만드는 게 가장 핵심이예요. 그때그때 정기적으로 대학 축제나 야외에서 뭔가를 하는 장소에서 사람들을 모아서 마켓을 기획하게 하고 참여시켜서 스스로 열어보게 하는거죠. 그러면서 경험들을 공유하고 물건들도 공유하면서 문화를 확장시키는거고요. 지금 5기까지 운영진이 진행되었고요. 마켓에 물건을 팔러오는 셀러들도 있고. 이렇게 야외마켓을 정기적 으로 진행하고요. 이런 명분을 가지고 대학교나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장을 내는 거예요. 저희는 실질적으로 매장이 확보될수록 수익이 나요. 매장 안에서는 사람들이 물건을 사고팔고 바꾸고 위탁까지 맡기는 형태가 되고요. 그렇게 거래가 이루어질 때마다 거래금액의 2%씩 누적됩니다.

 

 

운영진들이 직접 기획 운영한다 하셨는데, 그 문화를 어떻게 정의하시나요?


일단 참여, 그리고 공유요. 스스로 참여해서 마켓을 기획한다는 것도 막연하잖아요. 사람들이 모이면 ‘마켓을 한번 해봐라, 기존에는 이런 게 있었는데.’ 하며 거리를 던져주는 거죠. 그럼 대학생들이 호기심을 가지고 이번엔 이런 것도 해보고 저런 것도 팔아보고 하면서 자기들만의 마켓을 기획해 요. 그 기획을 한 마켓에 공지를 하면 셀러들이 와서 참여하고. 그렇게 하나의 장을 여는 게 참여고 참여하면서 물건과 이야기를 공유하는 거죠.

 


캠퍼스 안에 있었을 때에는 학생이 주요 고객이었나요?


생각보다 그렇지 않아요. 서울대에서 마켓을 열면 항상 학생보다 교직원이 더 이용하세요. 일반적으로도 그런 편이고요.

 


매장을 낸 건 결국 대학생보다 타겟을 넓힌 건데, 교직원들이 이용하는 걸 보고 일반인들에게도 통하겠구나 생각하셨겠어요.


대신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컨셉을 잡아주는 거예요. 컨셉을 안 잡아주면 완전 도떼기 시장 중고 마켓 밖에 안되거든요. 그래서 항상 펑키하고 젊은 느낌으로 잡아가려고 세팅을 해놓죠.

 


그러고 보니 ‘아름다운가게’가 생각나네요.


아름다운가게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어요. 기부를 받다 보니까 물건 자체가 사람들에게 자존감을 못 줄 수 있거든요. 여길 이용하는 게 ‘이건 되게 똑똑한 소비고, 여기 가면 괜찮은 패셔너블한 물건이 있어’하는 느낌을 안 주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항상 컨셉을 맞추는 거예요.

 


컨셉을 정하고 기부보다 매입을 선호하는 것이 이용자에게 자존감을 준다는 거군요.


그렇죠. 저희는 기부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가, ‘쓸만한 물건 줘라. 보상 주겠다’하는 거예요. 이래서 더 활발하게 거래를 일으켜보자는 거죠. 온라인을 선호하지 않는 이유는, 기존 중고시장을 보면 불신이 많아요. 이걸 공동체까지 끌어오는 이유가, 공동체 안에서의 거래여야 믿을 수 있고 서로가 마음을 열어놓고 거래를 할 수 있더라고요.

 

 


옷 같은 것도 선별하는 기준이 있나요?

 

저희만의 기준이 있는 것 같아요. 남들이 따라할 수 없는 노하우이자 강점인데, 3년 동안 야외마켓을 운영하다 보니까 물건에 대한 가치 평균치를 내드려요. 이건 얼마에 팔리겠다 하는 게 다 나오거든요. 저희가 바이어 역할을 하는 거죠. 그거에 대해 파는 분이 오케이를 하면 그 자리에서 그 가격 의 35%를 현금으로 가져가거나 50%만큼의 중고 물건으로 가져가거나, 아니면 ‘나는 무조건 3~4 만 원에 팔고 싶다’고 하면 그 가격에 위탁을 맡기고 30%의 수수료를 내는 거죠.

 

 

그렇게 나오는 가격에 대해 중고인 것 치고 비싸다는 이야기는 없나요?


있죠. 어떤 분들은 너무 물건 좋다하기도 하고. 그래서 우리만의 컨셉과 기준이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사람들은 그냥 따라와 주거든요.

 


매장 안을 보니 새 제품도 조금 있는 것 같은데요.


한 컨테이너에는 수공예 제품들과 사회적기업 제품들, 그리고 일부 공유제품들. 그리고 다른 컨테 이너 전체는 중고물품을 사고팔고 하는 곳이예요. 70%는 중고, 20%는 수공예 작가, 10%는 사회적기업 작품들로 이뤄져요. 수공예는 액세서리나 휴대폰 케이스같은 걸 수공예로 만드시는 분들께 선반 공간을 대여해 드리는 거예요. 파실 수 있도록. 이렇게 해야하는 이유가 중고지만 패셔너블하다는 느낌을 주려면 이 컨셉을 맞춰줘야 하거든요. 교묘하게 녹이는 게 저희가 원하는 바예요. 중고를 중고처럼 느끼지 못하게 하는 것.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 있으신가요?

 

세상의 모든 것은 중고입니다. 결국에는 이 세상은 계속 새로운 걸 만들어낼 순 없으니 만들어진 것으로 재순환을 해야 하잖아요. 그랬을 때 먼저 생각나는 곳이 있으면 저희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사람들이 뭔가를 사려고 했을 때 세컨핸드(secondhand)를 먼저 생각했으면, 굳이 저희가 아니더라도요. 세컨핸드 먼저 찾고 그 후에 새 것을 찾는 문화가 확산되면 좋겠습니다.

 

[Social Challenger 29]시리즈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발행하고 베네핏이 취재한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우수사례집 "소셜챌린저29 - 사회적기업 창업 도전기"의 일부 내용을 발췌하여 게재하는 연재물입니다. 인터뷰 전문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홈페이지(링크)에서 다운로드하여 보실 수 있습니다.

 


* 출처 : 네이버 블로그, 베네핏(benefitmag), 2013/12/26 1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