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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학신문]독서고수들에게 듣는 효율적 독서기술 개발법

BUZZWeb 2009. 1. 11. 20:23

독서고수들에게 듣는 효율적 독서기술 개발법
개요 파악부터… 메모 병행하면 효과 극대화

 

올해엔 독서계획을 야무지게 세우고 실천해보자. 독일의 대문호 괴테는 “독서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서 80년이라는 세월을 바쳤는데도 아직까지 그것을 다 배웠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많은 것중 빠르게 정보를 뽑아내고 정리, 내 것으로 만드는 독서의 왕도는 존재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온라인 오프라인서점의 독서고수들에게 효율적 독서기술을 들어봤다. 취향과 상황에 맞춰 자신만의 기술을 개발해보자.


■ 인터파크 편집팀장 조성길

 

#책읽기는 주체적이어야 한다

어떤 책읽기가 바람직한가는 사실 오랜 화두이다. 옛사람들의 독서법을 다룬 책을 비롯, 독서법만을 주제로 펴낸 책이 상당하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무턱대고 덤벼드는 것보다 그 방법을 찬찬히 살펴보는 노력은 좋은 습관을 위해서 바람직하다. 책읽기는 절대적으로 주체적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책읽기는 지극히 개인적이기 때문이다. 책읽기는 결국 나와 책, 둘만이 대면하는 순간이며, 또한 나와 나의 내면이 대화하는 만남이다.

따라서 서로 상대하는 둘이 소통을 가장 잘하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야 하며, 이를 습관으로 길들임으로써, 나의 독서습관이 완성됨을 믿는다. 독서습관은 책읽기가 계속됨에 따라 점점 더 나만의 방법으로 진화해 갈 것이다.

따라서 책읽기는 곧 수행이다. 난이 특별한 만남을 통해 체화된 특별한 몇 가지 습관을 갖게 되었다. 물론 이 습관은 지극히 개인적이다. 남들에겐 대수롭지 않겠지만, 나의 책읽기 습관을 밝힘으로써 독자들도 자기만의 책읽기 습관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책 읽기의 방향을 설정하라

지금 나는 이 책을 왜 읽으며, 읽어야 할까? 많고 많은 책 중에 내가 볼 책을 골라야 하는데, 이때 이런 물음을 끊임없이 던진다. 물론 책을 읽는 도중에도 이 물음은 유효하다. 내가 설정한 책읽기의 방향 혹은 전략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책장을 펼침과 동시에 컴퓨터를 켜라

책을 골랐으면 본격적으로 책을 펼쳐야 한다. 본격적인 책읽기가 시작되는데, 난 이때 컴퓨터를 함께 켠다. 책을 읽으면서 일어나는 중요한 사항들을 기록하기 위해서이고, 인터넷이라는 정보의 바다 속에서 궁금하거나 모르는 부분을 바로바로 찾아내기 위해서다.

책읽기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스스로 기록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독서일기 일수도 있겠지만 나름의 방법으로 쓰기를 병행해야 독서의 효과가 극대화된다. 책읽기는 결국 텍스트의 해독과정이다. 당연히 텍스트로 그 결과를 기록할 수 있어야 책에서 구하고자 하는 바가 이루어진다. 시험을 보고 나서 그 결과를 소중히 여기고, 틀린 문제를 다시 검토함으로써 시험성적을 올리는 방법과 같은 맥락이다.

 

◇개요를 먼저 파악하라

한때는 책을 읽으면 끝까지 독파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다. 물론 시작했으면 끝을 보는 자세와 노력이 중요하지만, 무모하게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으려고 한다. 책을 읽기 전 이 책이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전체적으로 훑어보는 시간을 꼭 갖는다. 이때 내가 꼭 읽어야 할 부분, 혹은 처음 읽어야 할 부분을 골라낸다. 물론 독파할지 여부는 책읽는 과정에 맡겨둔다.


■ 인터넷서점 알라딘 편집팀 김세진

#분야별로 책읽기의 방법도 다르다.

때때로 글을 잘 ‘읽는다’는 것은 글을 잘 ‘쓴다’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더군다나 직업상 하루에 수 권이 넘는 책을 접해야 하는 나의 경우, 이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급한 마음에 책장을 넘기다보면 정작 중요한 것은 못 보고 쭉정이만 거둬들일 때도 있다. 이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 나름대로의 법칙을 세워두는 것이 필요했다. 아래 소개하는 내용은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탄생한, 그야말로 나만의 ‘분야별’ 책읽기 노하우이다.

◇복잡한 얼개의 소설을 읽을 때는 ‘나만의 지도’를 그려라

추리소설을 예로 들어보자. 이들은 갈수록 진화를 거듭하고 있어 한두 개의 얼개는 이제 일도 아니다. 그야말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건이 일어나고, 심지어 이것들이 서로 연관성을 가지고 있으니 하나라도 놓치면 큰일날 터, 이럴 때에 유용한 것이 지도이다. 예쁘고 가지런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등장인물, 플롯은 한 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명확해야 한다.

◇전문용어가 등장하는 인문교양서를 읽을 때에는 지엽적인 것에 매달리지 말라

대중적인 교양서라 할 지라도 모르는 용어는 반드시 튀어 나오게 되어 있다. 문맥상 그것이 매우 중요한 것이 아니라면 집착하지 말고 건너 뛰자. 그것을 탐구할 시간에 차라리 문단별로 요점과 주제를 파악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외국어 교재나 기타 학습 참고서들은 한 번 보고 폐기하지 말고 재활용하라

시중에 쏟아져 나오는 외국어 교재들이 담고 있는 진리는 오직 하나, ‘반복학습’이다. 교재를 끝까지 본 후에 요점 만을 뽑아 자신만의 스타일로 그 책을 재편집해보자. 문법 설명에서 보충되어야 할 부분, 인덱스 표시된 단어장 등을 만드는 과정에서 새로이 얻게 되는 지식이 무궁무진하다.


■ 강남 교보문고 북마스터 김현숙

 

#자신에게 맞는 책을 고르는 것이 좋은 독서습관의 출발이다!

베스트셀러 등 유명세에 휘둘리기보다는 자신만의 취향을 개발, 자신있게 독서할 것을 권하고 싶다. 전문가나 언론의 추천을 참고하는 것은 좋지만,책장을 넘기는 데 도저히 진도가 안나간다면 과감히 포기하라. 자신의 취향에 안맞거나 수준에 안맞거나 둘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효율적 독서습관은 우선 좋은 책, 맞는 책을 고르는 훈련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서가의 사각지대에 주목하라

서점의 한계상 눈에 잘 띄는 서가에 신간이나 베스트셀러 위주로 배치되게 마련. 위에,아래등 이른바 ‘서가의 사각지대’에 진열된 책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프롤로그 에필로그는 꼭 살펴보라

목차 프롤로그 저자 약력등을 대충 훑어보면 그 책의 내용과 수준을 어느 정도 판가름할 수 있다. 역자 약력의 경우, 유명세보다는 해당분야 전공자 내지는 그 계통에서 활약한 인물인지 확인하는게 필수다. 서문에는저자가 어떤 의도에서 책을 썼고 독자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가 분명히 밝혀져 있기 때문이다.

 

◇추천이유를 생각하며 읽어라

독서후 갈무리도 중요한 요소중 하나. 책을 읽으며 스스로 저자가 돼 이 책을 누구에게 추천해야 할지, 추천해야 할 이유등을 5줄 내외로 간단히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면 한결 책의 뼈대와 핵심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독서노트를 만들 때 아예 역사 실용서 문학서 등 서점의 분류체계에 따라 노트를 별도로 만들면 나중에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김성회기자/saint@segye.com

 

 

 

* 출처 : 세계일보, 2005-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