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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유전자만 남기고 ‘모두’ 버려라!

BUZZWeb 2013. 1. 31. 16:13

필요한 유전자만 남기고 ‘모두’ 버려라!

[금요일에 과학터치] 서울대 김진수 교수

 

지구에 사는 60억 인구 중 똑같이 생긴 사람은 없다. 일란성 쌍둥이조차 유전적으로 서로 다르다. 이런 유전적 차이는 외모는 물론 질병에 대한 감수성, 신체적·정신적 능력, 성격, 취향에도 큰 영향을 준다. 평균적으로 개인간의 염기서열 차이는 1000개 중 하나 정도로 알려졌다.

 

그런데 최근 분석 결과에 따르면, 개인 사이의 유전체에서 수백만 개에 달하는 염기쌍이 추가되거나 사라지거나 중복되거나 위치가 바뀌는 등의 구조적인 변이도 많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런 변화는 암이나 유전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만약 잘못된 염기서열을 알아내서 잘라내거나 바로잡는다면 각종 유전질병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김진수 서울대 화학부 교수팀은 유전병의 원인이 되는 구조 변이와 단일 염기 돌연변이를 세포 내에서 교정하는 ‘유전자가위 기술’을 개발했다.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돌연변이가 일어난 DNA를 교정하는 모습을 연출한 사진.

 

유전자가위는 특정 DNA 염기서열에만 결합하도록 만든 ‘징크핑거 단백질’에 ‘핵산분해효소’를 이어 붙여 만든 ‘인공 제한효소’다. 유전자가위를 이용하면 세포 내 수십억 쌍으로 이뤄진 유전체 염기서열 중 특정한 서열만 인식해 DNA를 자를 수 있다. 이때 연구자가 원하는 변이를 도입하거나 교정할 수 있다. 마치 외과의사가 칼이나 가위로 환부를 잘라내고 치료하는 것과 비슷한 셈이다.

 

이 기술의 원래 목표는 질병 치료지만, 아직 동물실험과 임상실험 등 많은 단계가 남았다. 현재 유전자가위는 유전학자들이 연구용 실험동물이나 식물에서 특정 유전자를 망가트린 후 기능을 연구하는 데 효과적인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또 가축과 농작물의 개량에 이 기술을 활용하려는 시도도 있다.

 

김진수 서울대 교수는 2월 1일 오후 6시 30분에 서울 정독도서관(종로구 북촌길)에서 ‘유전자가위를 이용한 유전자 수술’이라는 주제로 김 교수는 유전병의 원인이 되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세포 내에서 잘라내는 유전자가위 기술을 소개하고, 이 기술이 가축과 농작물 개량에 어떻게 활용되는지 소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서울 대곡초등학교 이미선 교사가 ‘신기한 소리의 세계’라는 제목으로 도입 강연을 진행한다.

 

한국연구재단은 ‘금요일에 과학터치’ 강연을 2월 1일 오후 6시 30분 △부산 △대전 △광주 △대구 등 5대 도시에서 연다.

‘금요일에 과학터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sciencetouch.net)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트위터 ‘금과터’(@sciencetouch)를 팔로우(follow)하면 매주 최신 강연소식을 받아볼 수 있다.

 

박태진 기자 tmt1984@donga.com

 

 

* 출처 : 과학동아, 2013년 01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