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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빌려주기 2인2색…”독자 경험 확대”

BUZZWeb 2012. 8. 1. 15:57

전자책 빌려주기 2인2색…”독자 경험 확대”

by 정보라 | 2012. 07. 31

 

영화, 음악, 책, 만화책, 정수기, 비데 등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콘텐츠와 전혀 다른 분야의 하드웨어인데 공통점이 있을까.

바로 빌려서 보고 듣고 쓸 수 있다는 점이다.

 

출판 업계에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전자책도 빌려 읽는 게 가능하다. 바로 대여제다. 동일한 대여제를 도입한 두 서점 있다. ‘리디북스’와 ‘메키아’다. 그런데 두 회사는 노리는 바가 다르다. 한 곳은 마케팅 효과를 또 다른 곳은 광고 수익을 노린다. 리디북스와 메키아는  올 7월 각자 ‘숨 막히는 한 시간’과 ‘앞북치다’란 이름으로 전자책 대여 이벤트를 시작했다.

 

전자책 빌려주고 마케팅 효과 노린다

 

먼저, 리디북스의 대여 이벤트부터 살펴보자. ‘숨 막히는 한 시간’은 민음사의 ‘아르센 뤼팽 전집’을 매일밤 11시, 한 시간만 무료로 빌려주는 이벤트다. 인기 소설이고 전개가 빠른 추리물이지만 한 시간 내에 빌린 책을 다 읽으려면 버거울 것 같다.

 

▲리디북스의 전자책 대여 이벤트 ‘숨 막히는 한 시간’

리디북스는 ‘열린책들’과 ‘매그레 시리즈’ 무료 대여 이벤트도 비슷하게 진행했다. 당시 이 이벤트에 참여하는 독자는 금요일 자정부터 주말 사이에 전자책을 내려받고 일주일 안에 읽어야 했다. 내려받고 7일이 지나면 전자책이 내 서재에서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 이벤트는 책을 재미있게 읽었지만, 무료 대여 기간 안에 다 못읽으면 자연스레 해당 책을 사게 하는 효과를 노렸다. 또 국내에선 낯설지만, 50개 이상 언어로 번역될 만큼 인기 있는 책이니 무료로 공개해 새로운 전자책 독자를 끌어오는 기회도 만들 거란 예측도 가능하게 했다.

 

열린책들과 이번 민음사와 무료 대여제를 진행하며, 리디북스는 실제로 위와 같은 효과를 누렸을까. 김안나 리디북스 마케팅 팀장은 “눈으로 보이는 효과가 있다고 말하긴 어렵다”라면서 “‘매그레 시리즈’ 이벤트와 ‘아르센 뤼팽 전집’ 이벤트는 목적이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매그레 시리즈’는 3개월여간 진행하며, 해당 시리즈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전자책을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는 금요일 자정부터 일요일 사이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서 ‘매그레’란 이름과 이 이벤트에 대한 글이 많이 올라오는 걸 확인한 게 두 회사가 노린 효과였단 이야기다.

 

민음사와 진행하는 ‘아르센 뤼팽 전집’ 무료 대여 이벤트는 해당 시리즈에 대한 이름을 알리는 것과 이용자가 전자책을 좀 더 접하게 하는 두 가지 목적을 노렸다고 설명을 보탰다. 김안나 팀장은 “진행중인 이벤트라 성과가 있다, 없다 판단하긴 이르다. 하지만 새로 가입하거나 유료 결제하지 않는 회원이 이 이벤트에 참여하는 걸 봐서는 장기적으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숨 막히는 한 시간’은 독자가 딱 한 시간 집중해서 책을 읽게 하기 때문에 전자책 경험을 늘리게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효과는 김안나 팀장의 말대로 전자책을 사본 적 없는 독자에게 전자책을 제대로 읽는 경험을 선사해, ‘사볼까’란 마음이 들게 할 거란 기대를 불러온다.

 

저렴하게 빌려주고 광고 영역 확보, 광고 매출 기대한다

 

오피엠에스의 메키아가 진행하는 ‘앞북치다’는 한 달 10권을 900원에 빌려주는 이벤트다. 메키아 회원은 랜덤하우스코리아 책 10권을 7월1일부터 31일까지, 웅진씽크빅은 7월18일부터 8월17일까지 900원에 내려받아, 내려받은 날에서 30일까지 읽을 수 있다.

 

일종의 정액제 상품으로도 볼 수 있는데 책 속에 광고가 들어간 게 흥미롭다. 책을 읽기 전 뷰어 화면을 꽉 채우는 광고가 한 번 뜨고, 책을 읽는 동안 화면 아래에 배너 광고가 보이는 식이다.

 

▲메키아의 전자책 대여 캠페인 ‘앞북치다’로 빌린 책을 읽을 때 보이는 화면

오피엠에스쪽은 “저렴한 비용으로 많이 읽게 해, 전자책 독서를 활성화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라며 “구매전환율은 이전과 비슷하지만, 이 이벤트를 시작하기 전보다 회원가입이 늘어, (유료 회원)규모가 커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앞북치다’를 진행하며, 오피엠에스는 이 이벤트만을 위한 별도 계약을 출판사와 맺고 광고 수익을 출판사와 나눈다. 사실 오피엠에스는 문맥광고와 IP기반 지역 광고, 광고 입찰 시스템 등을 서비스하는 온라인 광고 마케팅 회사다. 그 덕분에 기존에 광고 영업조직이 있어, 일종의 광고 상품인 ‘앞북치다’의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실제로 진행도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오피엠에스와 ‘앞북치다’를 한 달간 진행한 랜덤하우스 디지털콘텐츠 팀은 “처음 제안을 받고 독자와 출판사, 유통사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긍정적인 시도라고 생각했다”라며 “출판사는 유통사가 전자책을 한꺼번에 구입했고 광고 수익을 나누고, 유통사는 고객을 늘리고 광고 수익을 얻고, 독자는 900원으로 전자책 10권을 읽을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온용훈 팀장은 “더 많은 사람이 전자책을 알게 되거나 읽게 하는 점이 가장 컸다”란 설명을 덧붙였다.

 

한 단행본 출판사의 전자책 관계자는 “전자책 시장은 종이책과 비교하면 2% 미만”이라고 지금의 상황을 설명했다. 아직 전자책 독자층이 형성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두 회사처럼 사업의 주체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사용자 층을 확대하려는 노력이 없다면 현재 수준에서 더 이상 시장이 커지지 않을 것은 자명해 보인다. 대여제 외에도 또 어떤 시도들이 전자책 활성화를 위해 등장할 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 출처 : 블로터닷넷, 2012-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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