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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 역할 바뀔 때 뇌도 ‘리셋’

BUZZWeb 2009. 4. 6. 15:18

꿀벌, 역할 바뀔 때 뇌도 ‘리셋'

 

 

중년에 직업을 바꾸는 경우, 젊은 시절보다 새 환경에 적응하기 어려운 만큼 ‘뇌가 새 업무에 맞게 세팅됐으면…’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런데 최근 연구에서 꿀벌은 실제로 이러한 변화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3일 라이브사이언스닷컴(LiveScience.com)이 보도했다.

 

브라질과 쿠바의 공동 연구진은 유충을 보육하던 일벌이 꿀을 모으는 일로 역할이 바뀌면 뇌에도 현저한 변화가 생기는 것을 관찰했다고 미국화학학회가 발행하는 ‘단백질체 연구 저널(Journal of Proteome Research)’ 최근호에서 발표했다.

 

연구진은 수백 마리 일벌의 뇌에서 단백질 유전 정보를 분석한 결과, 유충을 보육하는 일벌은 사회계급 인지와 관련된 단백물질이 많은 반면 꿀을 모으는 일벌은 에너지 생산과 관련된 단백물질이 훨씬 많았다. 역할이 바뀌면 이에 따라 필요한 뇌 부분이 활성화 된다는 결론이다.

 

수명이 50일에서 수개월에 불과한 일벌은 유충을 보육하고 파수병 역할을 하다가 중년에 해당하는 생후 2~3주경 집을 떠나 죽을 때까지 꿀이나 꽃가루를 모으게 된다. 이런 변화에는 침샘과 납샘(蠟腺)의 발달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번 연구로 뇌의 변화도 관여하는 것이 추가로 밝혀지게 됐다.

 

연구진은 “보육에서 먹이를 모으는 일로 사회적 역할이 바뀔 때 뇌의 단백질 유전정보에도 분명한 변화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면서 “이것이 새 역할에 더 잘 적응하게 돕는 것으로 보인다”고 논문을 맺었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m.com)  

 

 

* 출처 : 헤럴드경제, 2009.04.06.0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