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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지식채널e-코끼리는 기억한다(20130326)

BUZZWeb 2013. 12. 30. 01:10

[EBS]지식채널e, 코끼리는 기억한다

 

 

코끼리 무리를 사냥하는 두 가지 전략?


육지에서 가장 큰 동물이라 불리는 코끼리. 특히나 코끼리는 큰 덩치뿐만 아니라 무리를 지어 생활하기 때문에 인간이든 맹수든 코끼리를 사냥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코끼리를 사냥하는 방법은 있고, 그중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두 가지. 가장 어린 새끼를 노리거나, 혹은 가장 늙은 암컷을 노리는 방법이라는데요. 어떻게 이렇게 상반된 전략이 있을 수 있을까요?

 

바로 코끼리들이 위험을 감지하는 순간의 대처법을 통해 알아볼 수 있습니다. 

 

 

위험을 감지하는 순간 코끼리들의 대처법?

 

우선 코끼리는 위험을 감지했을 때 첫번째로는 특유의 큰 귀를 들어 주변을 경계합니다. 그리고는 무리를 지어서 방어를 준비하고, 위험요인을 탐색하게 되죠. 이때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새끼 코끼리의 안전입니다. 왜냐면 새끼 코끼리는 가장 어리고 약하니까요. 그리고 앞으로 코끼리 무리를 이끌 미래이기도 합니다. 모든 대처는 새끼 코끼리를 지키는 것을 중심으로 이뤄집니다.

 

 

코끼리 무리의 우두머리, 나이 많은 암컷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지휘하는 게 바로 나이가 가장 많은 암컷입니다. 인간과 달리 동물의 세계에서는 암컷의 힘이나 지휘가 더 높은 경우가 많은데요. 코끼리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이가 가장 많은 암컷이 가장 지혜롭기 때문에 코끼리 무리의 우두머리나 지휘자 역할을 맡습니다.

  

 

나이 많은 암컷의 지휘 수단?

 

그렇다면 나이가 많은 암컷이 무리를 이끄는 대표적인 수단은 무엇이 있을까요? 바로 첫번째로는 인간은 들을 수 없는 10Hz 미만의 초저주파입니다. 인간은 최저 12Hz까지의 소리만 인식할 수 있는데, 사실 12Hz까지 들을 수 있는 사람도 극히 드뭅니다. 반대로 귀가 크고 발달한 코끼리는 이보다도 더 낮은 주파수인 10Hz의 초저주파 소리를 통해 무리를 지휘하게 됩니다. 인간은 들을 수 없기 때문에 어떤 지휘를 하는지는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코끼리는 지독한 근시입니다.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 후각과 촉각이 크게 발달했습니다. 이 후각과 촉각을 통해 젖먹이 시절부터 배우고 기억하는 게 바로 먹을 수 있는 풀의 맛과 냄새, 위험이 느껴지는 인간의 채취, 혹독한 가뭄을 피했던 물가의 위치입니다. 바로 후각과 촉각으로 느꼈던 생존을 위한 모든 것들을 기억하는 것이죠. 늙은 암컷일수록 경험이 많기 때문에 위험을 감지하는데 민감하고 또 이를 극복해내는 능력도 뛰어납니다.


 

늙은 암컷의 기억 = 사회적 기억

 

그렇습니다. 늙은 암컷 코끼리가 간직하는 이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기억은 새로 태어난 아기 코끼리에게 전승되고, 그게 다시 나중에 새로운 세대에게 전달이 될 것입니다. 바로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이것을 '사회적 기억'이라고 부릅니다. 이 사회적 기억이 덩치가 커서 맹수의 눈에 잘 띄는 코끼리가 지금까지 살아올 수 있었던 무기이었고, 늙은 암컷 코끼리가 우두머리가 되는 이유입니다.

 

제일 처음에 코끼리 무리를 사냥하는 두 가지 전략이 있다고 했는데, 사실 이건 인간과 동물의 코끼리 사냥 전략입니다. 인간과 동물은 코끼리를 사냥할 때 상반된 전략을 사용합니다.

 

 

나이 많은 암컷을 노리는 인간

 

맹수는 본능적으로 그 무리에서 가장 약하고 어린 새끼를 쫓습니다. 하지만 새끼는 무리에서 가장 큰 보호를 받고 있기 때문에 노리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반대로 인간인 밀렵꾼은 나이가 많은 암컷을 노립니다. 나이가 많은 암컷을 노려 제일 처음으로 사냥을 하게 되면 그 이후로는 코끼리 무리는 큰 혼란을 겪기 때문에 앞으로의 사냥도 쉬워집니다.

 

"새끼코끼리의 죽음이 어미들에게 큰 충격을 준다면,
우두머리 암컷의 죽음은 무리 전체를 뒤흔든다."

- 필리스 리, 동물행동진화연구학자 -

 

 

그리고 희생된 코끼리들

 

잔인하고 교묘한 밀렵꾼들의 코끼리 사냥 방법은 코끼리들에게 큰 위기를 몰고 왔고, 2011년에만 2만 5천마리의 코끼리가 희생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방법으로 코끼리를 사냥하는 게 그저 코끼리의 개체수가 줄어들게 된다는 부분만 있을까요? 아닙니다. 더욱 더 큰 문제점이 있습니다.

 

 

흔적 없이 사라지는 오래된 기억

 

바로 우두머리인 늙은 암컷 코끼리의 희생으로 인해서 사회적 기억이 다음 세대로 전승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오래된 기억은 흔적없이 사라지고 코끼리 무리의 생존 전략이자 무기는 소멸되어 버리고 맙니다. 지금 이 세대를 살아가는 코끼리, 그리고 또 다음 세대를 이어나갈 코끼리에게는 더없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래된 기억은 흔적없이 사라져버립니다. 




  

* 출처 : EBS 공식 블로그-EBS 스토리, 코끼리는 기억한다 - EBS <지식채널 e>| 작성자 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