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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공유교재 저술지원으로 무료화 길 연다

BUZZWeb 2013. 12. 26. 00:02

대학 공유교재 저술지원으로 무료화 길 연다

 

www.BigBook.or.kr

 

【부산=뉴시스】하경민 기자 = 우리나라 최초로 대학교재의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될 공유교과서가 등장한다.

 

부산대 경영학과 조영복 교수가 대표를 맡고 있는 '공유와 협력의 교과서만들기 운동본부'는 24일 저술지원사업 공고를 내고 1차년도인 2014년에 원론수준의 공유 대학교재를 저술할 10명의 교수를 선정한다고 밝혔다.

 

운동본부는 선정된 교수들에게 저작권에 버금가는 연구비를 지원하고 매년 개정에 필요한 자금도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해 6월 시작된 공유와 협력의 교과서만들기 운동은 대학교육 현장의 경제적 부담해소와 소외계층을 위한 고등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공유경제와 지식나눔에 대한 시대적 변화를 선도하기 위해 '모두를 위한 교과서'인 일명 '빅북'(Big Book)을 만들어가는 운동으로 현재 경영학, 경제학, 법학, 공학, 자연과학 등 전국 대학의 교수 3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현재 대학교재 시장은 연간 5000억~7000억원에 달하며 새 학기마다 대학생들과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가져오는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공유교과서운동을 추진하고 있는 조 교수는 "원론 수준의 지식은 문화적 유산의 성격이 있어 자신만의 저작물이라기 보다는 사회가 함께 나눠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경영학원론이나 경제학원론 뿐만 아니라 기초적인 수학과 통계학, 철학과 공학개론 같은 과목들의 교재가 공유된다면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것은 물론, 수준 높은 지식이 재창조되는 공간도 보다 더 넓어지게 될 것"이라고 이 운동의 배경과 의의를 설명했다.

 

조 교수는 이번 저자 지원을 통해 내년 9월에 만들어질 공유교과서 10권을 시작으로, 3년에 걸쳐 모두 100권의 원론형 교재를 100명의 교수들과 만들 계획이다.

 

또 전자책인 e-book의 단순 공유를 넘어 학생과 시민사회가 소통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플랫폼을 구축해 저자와 독자들이 모두 참여하는 쌍방향 스마트 교과서(IST)도 만들 방침이다.

 

쌍방향 스마트 교과서는 프로슈머(생산과정에 참여하는 소비자) 개념으로 탄생한 교과서로, 실시간 개정이 가능하다. 또 빅북은 노숙자의 자립을 돕는 세계적인 잡지인 빅이슈(Big Issue)와 그 맥을 같이하는 의미에서 누구나, 어디서나, 언제나 접속해 고등교육 교재를 나눠가지는 책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운동본부는 이미 지난 6월 빅북 홈페이지(www.bigbook.or.kr)를 열어 대학교재를 공유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코세라(coursera) 등과 같은 MOOC(대규모 공개 온라인 강좌)를 통해 고등교육이 무료화, 보편화되어가는 등 큰 틀이 변화하고 있는 대학교육 현장의 국제적 흐름과 더불어 우리 대학사회의 풍경을 변혁시킬 의미있는 신호로 보여지고 있다.

 

SK를 비롯한 기업과 개인들의 기부로 마련한 기금으로 이 운동을 본격화한 조 교수는 2년이 돼야만 내용이 바뀌는 서책형 교재와는 달리 실시간으로 새로운 내용을 담아내는 '살아있는' 100권의 대학교재를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핸드폰의 앱으로 만나게 될 날도 머지않다고 밝혔다.

 

한편 이 운동을 지원하는 한국언론재단은 이 운동에 참여하는 교수들에게 전국의 주요 신문사 기사내용을 저작권 없이 제공하기로 결정해 교과서에 새로운 내용이 실시간으로 반영되는 계기가 조만간 마련될 전망이다. 나아가 POD(주문자 출판)을 통해 교과서 가격의 거품을 제거해 필요한 경우 현재 교과서 가격의 15~25%로 맞춤형 출판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yulnetphoto@newsis.com

 

 

* 출처 : 뉴시스, 2013-12-24 15:2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