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가지 고전에서 배우는 따뜻한 경영 이야기 심상훈의 ‘군고구마·독고다이’ ⑧
독고다이 ‘고흐’…군고구마 ‘피카소’
천성으로 ‘비즈니스’ 성공 못해…‘비지니스’ 습관이 성공하는 것
빈센트 반 고흐(왼쪽). 파블로 피카소.
요새 잘 나가는 책을 보니 <상식 파괴자〉 〈사장의 자격〉 〈오리진이 되라〉 등이 있다. 먼저, 저명한 뇌과학자이자 신경경제학 교수인 그레고리 번스(Gregory Berns)가 지은 <상식 파괴자>(비즈니스맵刊)부터 읽었다. 번스는 책에서 상식 파괴자를 이렇게 말한다.
상식 파괴자란 “남들이 할 수 없다고 말하는 일을 해내는 사람”이라고. 고로 상식 파괴자는 ‘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다르게 ‘지각’ 한다고 설명한다.
요지는 인간의 두뇌는 자신에게 가장 익숙한 방식으로 사물을 본다는 것. 그리하여 익숙한 환경에서는 깨달음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물론, 상식 파괴자라고 해서 세상이 원하는 성공과 부를 모두 이루진 않는다고 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그 사람이 유명한지를 묻는 ‘익숙함’과 신뢰를 뜻하는 ‘평판’에서 실패를 하기 때문이다. 피카소와 반 고흐의 차이가 대표적인 경우다.
가장 상식 파괴적인 두 명의 현대 예술가, 빈센트 반 고흐와 파블로 피카소를 떠올려보자. 이 두 사람의 그림은 1억 달러를 호가한다. 그리고 그 둘은 예술계에서 가장 우상시되는 그림 몇 점을 남겼다. (중략) 하지만 반 고흐는 땡전 한 푼 없이 죽었지만, 피카소의 자산은 1975년 그의 사망 당시 7억5000만 달러로 추정된다.
비록 둘 다 상식 파괴자였지만, 적어도 살아 생전에 성공을 거둔 사람은 피카소였다. 피카소는 모든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사람들은 그의 카리스마 때문에 그에게 매료되었다. 피카소는 키가 160㎝밖에 되지 않았기에 외모는 그의 인기와 큰 관련이 없었다. (중략) 피카소가 다양한 사회 집단 사이를 부드럽게 순항하는 동안, 반 고흐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조차 고역스러워했다.
반 고흐는 남동생을 통해 예술계와 주로 연결되었는데, 그 연결이 그에게 생생한 성공을 안겨줄 돈을 직접적으로 공급해주지는 못 했다. 피카소의 세계는 너무나 달랐다.
예술가, 작가, 정치가를 포함한 그의 광범위한 사회적 네트워크는 그가 절대 세상의 중심과 동떨어진 인물이 아님을 보여준다. (208~210쪽, 그레고리 번스 지음, 정재승 감수, 김정미 옮김, 비즈니스맵 펴냄)
이와 비슷한 얘기가 <논어>에도 등장한다. 양화 편을 보자. 이런 기막힌 구절이 등장한다.
성상근야, 습상원야.
性相近也, 習相遠也. (논어, 양화)
천성은 서로 비슷하나 습관에 의해서 서로 멀어진다는 뜻이다.
성은 천성이고 습은 습관을 말한다. 천성은 반복된다. 다만 습관은 길들이기 나름이다. 다른 사람과 똑같이 보면 상식이 파괴되지 않는다. 좀처럼 성공의 기회가 오지 않는다.
책을 통해 번스는 상식 파괴자가 되라고 주문한다. 다르게 세상을 보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번스는 ‘반복되는 것을 경계하라’고 귀띔하는 것이다. 상식은 얻을 수 있으나 상상력은 바랄 수 없기 때문이다. 새로움을 경험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두려움이 천성이라면 용기는 습관이다.
번스는 ‘두려움은 될 일도 망친다’고 조언한다.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도 어찌 보면 천성일 것이다. 남들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다수에 굴복하지 않는 사람이 무릇 ‘상식 파괴자’가 되는 길이다.
성공한 사람과 ‘차이’를 인정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를 평소 습관화 한다면, 세상을 내 편으로 만드는 군고구마(群GO馬)가 누구든 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하는 자존심과 고집을 피우고 내세운다면 비록 상식 파괴자가 되었더라도 살아 생전 독고다이(獨GODie) 신세에서 벗어날 수 없는 법이다.
다시 <논어> 이야기로 돌아가자. 핵심 포인트는 한자 ‘습(習)’에 있다. 습(習) 자는 ‘새의 긴 깃털’을 상징한다. ‘우(羽)’ 자가 무엇인가. 그것은 ‘날개’를 가리킨다. 새들도 공중에 나는 법을 배운다고 옛사람이 전하지 않았던가(鷹乃學習).
습(習) 자는 ‘자주 날갯짓을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 평소에 습관을 키우지 않으면 추락하게 마련이다. 날개가 그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 해서다. 날지 못 한다. 그러기에 추락한다. 날개를 달았다고, 즉 상식 파괴자가 되었다고 해서 부자가 되지 않는다.
성공을 하는 게 아니다.
모두 부자가 되고 싶고 성공을 이루고 싶어 한다. 하지만 천성이 문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1835~1910)의 명언을 언제 어디서나 가슴에 아로새길 필요가 있다.
“교육이란 이미 배운 것을 잊고 새로 배우는 것이다.” -마크 트웨인
하, 예쁜 말이다. 그러니 이제라도 천성을 바꾸자. 바꾸자는 영어로 말하면 ‘체인지(Change)’이다. 체인지를 한자로 답하자. 그러면 ‘역(易)’이 된다. 강판권 계명대 교수가 말하길, 한자 ‘역(易)’ 자는 ‘광선에 따라 몸의 색깔이 달라지는 카멜레온을 본뜬 글자’라고 한 적이 있다. 그렇다. 맞는 얘기다.
이구아나(패자)로 살 것인가, 아니면 카멜레온(승자)으로 살 것인가 하는 문제의 핵심에는 나(自)가 있다. 나를 바꾸는가, 못 바꾸는가의 차이에서 승패는 비롯되는 것이다.
영어 찬스(Chance)는 ‘기회’를 뜻한다. Change와 Chance는 서로 글자가 비슷해 보인다. 마치 한자 ‘역(易)’ 자를 ‘쉽다’는 뜻을 강조할 때 다르게 ‘이(易)’ 자로 우리가 읽는 것처럼 말이다. 이것이다. ‘습관을 바꾸면 성공하기 쉽다’.
왜냐하면 비즈니스에 성공하지 못한 이유에는 과거(천성)를 버리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습관이란 날개를 새로 달자. 하지만 명심해야 한다. 승리의 V 자를 그리듯 하늘을 나는 기러기 떼(群)가 다른 새들 보다 ‘70%는 더 빨리 이동한다’는 이유를. 이유가 무엇인가.
그것은 서로 협력하는 ‘조화’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왜? 반 고흐는 땡전 한 푼 없이 죽었을까. 날개가 있었는데도 왜 추락했던 것일까. 남들의 시선을 무시하는 상식 파괴에는 성공했다. 그러나 ‘세상을 내 편으로 만드는 것’에는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이 때문이다.
나를 변화시키자. 체인지 이벤트를 열도록 하자. 바글바글, 잔칫집 분위기로 말이다. 말하자면 혼자서 독고다이로 살려고 하지 말고, 여럿이 함께 군고구마로 살자는 얘기다. 다르게 말하자면, ‘익숙함(習)’과 ‘평판(信)’에 관심을 가지고 신경 좀 쓰자는 메시지다.
멀리 오랫동안 비상(飛上)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비지’땀을 ‘니’가 ‘스’스로 흘려야 한다(패자는 비즈니스로 적고, 승자는 비지니스로 말한다). 추락하는 것에도 날개는 있다. 날개의 기능을 다 하지 못했기에 추락하는 것이다. 이게 문제라면 문제다.
* 출처 : 이코노믹 리뷰, 2010.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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