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어 된 “너희들이 수고가 많다”의 의미는?
KBS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 ‘분장실의 강선생님’의 중심 인물은 안영미다. 후배들에게는 바짝 군기를 잡고 선배에게는 찍 소리도 못하는 중간선배의 이중성이 핵심이다.
안명미는 군대로 따지면 상병 정도에 해당된다. 유행어도 “똑바로 해 이것들아~” “야, 영광인 줄 알아 이것들아” 등 후배들을 질타하는 안영미의 시선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요즘은 병장급 최고참 강유미의 “너희들이 수고가 많다”는 대사가 유행어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 말을 반복하는 강유미 캐릭터는 “똑바로 해 이것들아~”를 남발하는 안영미 못지않은 다의적인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강유미는 후배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의자에 앉지도 못하는 무능의 결정체처럼 보인다. 회사로 따지면 변화하는 업무에 적응을 잘못하는 정년 앞둔 선배를 연상시킨다.
그렇다 보니 강유미는 후배들에게 인자하다. 아니 인자한듯 보인다. “너희들이 수고가 많다”를 시도때도 없이 반복하고 안영미에게는 “야야~ 놔둬라. 요즘 애들이 뭘 알겠니. 전쟁을 겪어봤겠니, 뭘 해봤겠니~”라는 부드러운 말투로 후배들을 안심시킨다.
여기에는 권력을 적당히 포기하는 듯한 자세도 엿보인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어쩌다 본성과 실체를 드러낼 때도 있고 반전도 있다.
강유미는 안영미 한 명만 잡으면 된다. 나머지는 안명미가 다알아서 정리해준다. 그렇기 때문에 강유미가 부드럽고 너그럽게 보일 뿐이다. 강유미는 언제건 권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
지난 5일 강유미가 영미에게 “너 골룸연기 좀 쉬어야겠다. 이제 후배들에게 양보해야지”라면서 정경미와 김경아에게 골룸연기를 시켜보기도 했다. 언제든지 너희들의 업무 영역을 조정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면서 적당히 공포심도 심어준다.
강유미는 또 평소에는 “너희들이 수고가 많다”를 입에 달고 살지만 끝부분에서 “내가 수고가 많다”는 반전을 보여줄 때도 있다. 이 말도 결코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
안영미는 KBS 인터넷 뉴스 ‘조우종의 왈가왈부’에 출연해 “ ‘너희들이 고생이 많다’라는 강유미의 대사는 원래 의도했던 것이 아니었는데 강유미가 자꾸 하겠다고 우겨 결국 유행어가 된 것”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두 선배의 ‘멘트 경쟁’이 ‘분장실의 강선생님’을 더욱 다양하고 재미있게 끌고갔으면 한다.
* 출처 : 헤럴드경제, 2009.04.06.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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