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의 기술에도 패턴이 있다
광식이 동생 광태 vs. 굿 우먼
“‘야부리’를 푸는게 중요해 여잔 다 알면서도 속아주지”
“내가 악당인진 중요치 않죠 매력있냐 지루하냐가 문제”
입력 : 2005.12.08 19:14 27' / 수정 : 2005.12.08 19:17 05'
타고난 유혹자의 기술은 어떤 걸까. 젊은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광식이 동생 광태’는 여자를 사귀는 데 ‘능력’을 지닌 광태의 기기묘묘한 대사로 화제가 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8일 개봉한 1930년대 이탈리아 배경의 ‘굿 우먼’에서 유혹에 비상한 솜씨가 있는 여성 얼린(헬렌 헌트)과 남성 달링턴(스티븐 캠벨 모어)의 대사나 행동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 시공간 배경이 완전히 다른 두 영화 속 캐릭터의 유사점은 혹시 ‘고수’의 테크닉에 패턴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 아닐까. 대사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고전적 수법은 여전히 통한다
광태는 데이트 ‘진전’이 어렵다고 토로하는 친구에게 말한다. “그 여자 집 보일러를 고장 내. 그러면 여자들은 일단 아는 남자한테 전화하게 돼 있어. 가서 절대 고쳐주면 안돼. ‘야부리’를 풀어서 (추우니까) 껴안고 자게 만들어야지. 섬에 놀러갔다가 배 시간 놓치고 그런 거 아직도 통해. 다 알면서도 속아주는 게 여자야.”
얼린은 보석을 고르던 남자(물론 얼린이 ‘찍었다’)에게 접근해 보석 대신 부채를 사라고 권한다. “부채는 공기가 아니라 심장을 자극해요. 남녀 사이엔 사랑의 언어가 따로 있죠. 가슴에 이렇게 대면 ‘당신을 사랑해요’란 뜻이고, 이건 ‘나한테 키스해도 돼요”란 뜻이죠.” 아무리 느끼한 말도 맞춘 눈을 떼지 않고 자신있게 읊으면 마법이 되나 보다. 남자가 부채 값을 낼 때 “돈을 다 내면 저한테 커피는 누가 사주나요?”라며 다음 단계로 넘어갈 고리를 만들어두는 것은 필수.
◆신체 접촉을 자연스레 연출한다
달링턴은 장갑을 고르던 여자 멕을 점찍고 대뜸 “그 손이면 될 것 같네요”라고 말한다. 멕이 “뭐라고요?” 되묻자 “제 여동생이 워낙 까다로워서요. 손 좀 빌려도 될까요?”라는 말로 그녀 손을 자연스레 만진다.
맘에 드는 여자 경재의 작업실까지 따라간 광태는 은근슬쩍 옆에 앉아 “뺨 좀 때려줄래요?” 요구한다. 의아해하던 경재가 건성으로 때리자 “뺨 때렸으니 나 뺨 맞을 짓 좀 해도 돼죠?”라며 뻔뻔스레 키스한다.
경재와 ‘잠자리’를 성사시키기 위한 광태의 변(辯). “미국에선 평균 세번째 데이트에서 처음 같이 잔대요. 우리나라도 OECD 가입국 아닙니까. 근데 우리 진도가 이게 뭡니까. 평균 다 깎아먹고 있다고요. 우리 같은 사람들이 분발해야 선진국 따라잡을 수 있어요.”
생일 파티 메뉴를 짜는 멕에게 달링턴이 묻는다. “랍스터가 이태리어로 뭐예요?” “에레고스타.” “에레고스타… 당신 때문에 배고파졌어요. 메뉴는 나중에 짜고, 저랑 가요.” “로버트를 데리고 가죠.” “늘 그를 달고 살면 어떻게 당신을 유혹하겠어요?”
◆때론 위악적으로
“내가 악당인지 여부는 중요치 않아요. 매력적인지 지루한지가 더 중요하죠”(달링턴). 이 영화엔 또 이런 대사도 나온다. “영원한 사랑은 유령만 할 수 있어.”
경재가 “넌 내가 잠자리를 같이한 세번째 남자”라고 하자 광태는 받아친다. “여자들은 이런 거 물어보면 꼭 세번째래. 처음 아닌 건 ‘뽀록’났고, 두번째라면 처음 다음이니 남자가 부담스러워할 것 같고, 그래서 세번째가 제일 만만하거든. 그 이상이면 또 너무 헤퍼 보이니까.”
◆바람둥이의 최후
그러나 결국 두 영화는 ‘유혹’을 넘어선 ‘사랑’으로 줄달음질치며 해피엔딩이 된다. 광태는 마침내 경재에게 사랑을 느껴 ‘올인’하고, 멕은 진정한 사랑을 깨달으며, 얼린은 제 짝을 제대로 만나 함께 떠난다. ‘선수’의 마지막은 누군가를 진짜로 사랑할 때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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