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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소남(低碳哥), 저탄소화 당했다(被低碳)

BUZZWeb 2010. 5. 24. 23:52

저탄소남(低碳哥), 저탄소화 당했다(被低碳)

 

중국의 한 네티즌이 올린 글에서 시작된 '저탄소남(低碳哥)'은 집과 차가 없을 뿐만 아니라 결혼도 여의치 않아 부모님에게 의지하는 젊은 세대'를 가르키는 용어이다. 저탄소화 현상은 환경을 보호하는 능동적인 의미이지만 '저탄소남'은 빠르게 변화하는 경쟁 사회에 외면당한 청년들의 사회적 스트레스에 대한 자조와 고통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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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대륙 달군 ‘저탄소남’ 왜 인기? 

중국 인터넷에서는 일명 ‘저탄소남(低?哥)’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저탄소남’의 정체는 무엇이며, 그는 왜 인기를 끄는걸까?

 

최근 한 네티즌이 인터넷에 “차도 없고, 집도 없고, 마누라도 없는 나는 일찍이 저탄소화당했다”라는 글을 올렸다.

 

‘저탄소화당했다(被低?)’의 의미를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집이 없으면 설비나 자재 등이 필요 없으니 목재를 아낄 수 있고 고로 삼림을 보호할 수 있다. 또 차가 없으면 기름을 아낄 수 있고 또 차가 막히는 데 따른 스트레스도 없다”고 전했다. 이어 “마누라가 없으면 부모님 집에 가 밥을 얻어먹으면 되니 연료를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자신을 ‘저탄소화당했다’고 묘사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그를 ‘저탄소남’이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그는 인터넷에서 빠르게 회자되기 시작했다. ‘저탄소남’의 낙관적인 저탄소 생활방식은 특히 ‘바링허우(80後ㆍ80년대 이후 태어난 세대)’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후이저우(惠州)의 한 바링허우는 “처음에는 ‘저탄소남’의 이야기를 듣고 웃어넘겼는데 생각해보니 나 역시 ‘저탄소남’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3년 간 일을 했는데 월급이 높지 않다보니 ‘웨광주(月光族ㆍ월급을 모두 소비하는 젊은 층)’으로 전락해버렸다. 집과 차가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밥도 회사 식당서 해결하고 걸어서 출퇴근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저탄소화되어버렸다”고 털어놓았다.

 

이들의 고백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 젊은이들의 ‘저탄소화’ 현상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능동적인 선택이 아니다.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집 장만도, 직장 마련도, 결혼 마저도 여의치 않은 청년들이 시나브로 저탄소화당해버린 것이다.

 

중국 언론은 저탄소남의 고백은 사회적 스트레스에 대한 일종의 폭로이자 자조이며 고통 속에서 낙관하는 모습을 우회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저탄소남은 한 개인이 아닌 일종의 집단을 형성하고 있으며 일종의 사회 현상이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이에 호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저탄소’ 생활 방식은 미덕임에 분명하지만 청년들이 사회 속에서 수동적으로 ‘저탄소화당하는 것’은 한번 생각해보고 해결해야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선희 기자/sunny@heraldm.com

 

 

* 출처 : 헤럴드경제, 2010-05-24 09:40